지도자의 죄, 군중의 죄

눅 23:13~ 25
2022-05-20

13 빌라도가 대제사장들과 관리들과 백성을 불러 모으고
14 이르되 너희가 이 사람이 백성을 미혹하는 자라 하여 내게 끌고 왔도다 보라 내가 너희 앞에서 심문하였으되 너희가 고발하는 일에 대하여 이 사람에게서 죄를 찾지 못하였고
15 헤롯이 또한 그렇게 하여 그를 우리에게 도로 보내었도다 보라 그가 행한 일에는 죽일 일이 없느니라
16 그러므로 때려서 놓겠노라
17 (없음)
18 무리가 일제히 소리 질러 이르되 이 사람을 없이하고 바라바를 우리에게 놓아 주소서 하니
19 이 바라바는 성중에서 일어난 민란과 살인으로 말미암아 옥에 갇힌 자러라
20 빌라도는 예수를 놓고자 하여 다시 그들에게 말하되
21 그들은 소리 질러 이르되 그를 십자가에 못 박게 하소서 십자가에 못 박게 하소서 하는지라
22 빌라도가 세 번째 말하되 이 사람이 무슨 악한 일을 하였느냐 나는 그에게서 죽일 죄를 찾지 못하였나니 때려서 놓으리라 하니
23 그들이 큰 소리로 재촉하여 십자가에 못 박기를 구하니 그들의 소리가 이긴지라
24 이에 빌라도가 그들이 구하는 대로 하기를 언도하고
25 그들이 요구하는 자 곧 민란과 살인으로 말미암아 옥에 갇힌 자를 놓아 주고 예수는 넘겨 주어 그들의 뜻대로 하게 하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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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도가 세 번째 물었습니다. “무슨 까닭이냐? 이 사람이 도대체 무슨 악한 일을 저질렀느냐? 나는 이 사람에게서 죽을 죄를 찾지 못했다. 따라서 매질만 하고 풀어 주겠다.” 이 말을 들은 사람들은 뜻을 굽히지 않고 계속해서 큰 소리로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으라고 요구했습니다.(22~23절, 쉬운 성경)

지도자의 죄, 군중의 죄

예수님을 고발하는 사람들에게 빌라도는 세 번에 걸쳐 예수님에게 죄를 찾지 못했으므로 때린 후에 풀어주겠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유대 군중에 힘이 밀려서 폭동과 살인으로 감옥에 갇혀 있던 바라바를 풀어주고, 그들의 뜻대로 하게 넘겨주었습니다.

계속해서 예수님의 고난은 인간이 가진 죄에 대해서 묵상하게 합니다. 빌라도는 예수님이 죄가 없다는 것을 알고 세 번이나 예수님을 풀어줄 것을 말합니다. 그러나 자신에게는 아무런 이득도 없이 민란이 날 것을 판단해서 결국 대제사장들과 관리들과 백성들의 뜻대로 예수님을 넘겨줍니다.(마27:24) 우리는 사도신경을 고백할 때마다 빌라도에게 고난을 받으셨다고 말합니다. 빌라도의 인간됨이나 지도자로서의 능력을 판단할 수 있는 여지가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그가 지도자의 자리에 있었던 것입니다. 지도자는 지휘책임이 있습니다. 자신의 영향력, 지휘통솔하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 책임을 지는 것입니다. 빌라도를 최고 책임자로서 진리와 자신의 해야 할 일을 포기했습니다. 빌라도와 같은 일을 빌라도를 욕하면서 우리도 서슴없이 행합니다. 내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거나, 일의 책임을 다른 이에게 전가하는 일은 결국 빌라도와 같은 행위입니다. 책임을 지는 일이 위험할 수도 있고, 손해를 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책임지는 행위를 포기하는 것은 옳은 일이 아니며, 죄악임을 성경과 교회공동체는 말합니다. 빌라도는 욕하지만 책임지지 않는 것을 지혜롭게 생각한다면 우리는 위험하고, 비겁한 사회를 만들게 됩니다.

지록위마(指鹿爲馬) 사슴을 말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 아니 사슴을 말이라고 우기는 유대의 무리들이 두 번째 죄악입니다. 귀스타브 르봉Gustave Le Bon이 ‘군중심리학’에서 말한 것처럼 정치 지도자등의 선동에 휘둘려 개개인의 지성과 판단력을 상실한 채 집단정신에 휩쓸려 움직이는 군중들은 믿을 수가 없으며, 선하지 않을 수 있음을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외치는 대제사장들과 관리들과 백성들을 통해서 볼 수 있습니다. 군중, 집단, 공동체가 옳고, 선이라고 행하는 모든 형태의 시위와 폭력은 죄악임을 분별해야 합니다. 혼자 일때는 분명히 다른 생각을 가질 수 있지만 군중 속에서 본능을 따라 행하는 것이 인간의 죄성입니다.

지도자여도, 군중속에 있다 하여도 우리는 책임을 질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지도자의 이해타산과 비겁함, 그리고 군중의 충동적이고, 비이성적인 폭력의 죄악을 짊어지고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의 길을 걸으십니다. 내가 왜 그 일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거나, 내가 왜 그 일에 책임을 져야하는지 모른다고 생각한다면 아무런 죄도 없고, 연관이 없는 우리의 죄를 위해 주님이 십자가 지심을 묵상해 봐야 할 것입니다. 우리의 믿음은 우리가 져야할 책임을 지는 책임의 분량과 비례합니다.

오늘의 기도

죄를 지을 수밖에 없는 우리를 죄를 안 지을 수도 있게 자유를 허락하신 주님! 여전히 죄악의 길에서 자유하지 못함을 봅니다. 때로는 옳다고 생각하고 행한 일들과 다수의 의견을 따른 행동들이 실수와 실패, 그리고 그릇된 결과를 갖게 합니다. 주님! 우리가 진리를 보며 선하고 바른 일을 행할 수 있는 용기와 힘을 허락하옵소서. 주님과 함께 당당히 행하도록 은혜를 부어주옵소서. 잘못을 시인할 수 있는 믿음, 책임질 수 있는 믿음을 우리에게 허락하옵소서.

중보기도

두려움 때문에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책임질 수 있는 용기를 허락하소서.
잘못한 이들을 용서하고 그들이 올바른 길로 갈 수 있는 관용의 사회가 되게 하옵소서.
남의 잘못을 비판하고 판단하는 이들이 자신의 잘못을 돌아보는 겸손을 갖게 하옵소서.
공동체들이 다수결의 이름으로 폭력과 죄악을 정당화하지 않고 책임의식을 갖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