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서신 예순번째

최종환 담임 목사
일상과 삶

하나님이 능히 모든 은혜를 너희에게 넘치게 하시나니 이는 너희로 모든 일에 항상 모든 것이 넉넉하여 모든 착한 일을 넘치게 하게 하려 하심이라 기록된 바 그가 흩어 가난한 자들에게 주었으니 그의 의가 영원토록 있느니라 함과 같으니라 심는 자에게 씨와 먹을 양식을 주시는 이가 너희 심을 것을 주사 풍성하게 하시고 너희 의의 열매를 더하게 하시리니(고후 9:8~10)

미세먼지, 황사, 그리고 코로나19의 4차 유행이 우리에게 있지만, 봄과 같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평강이 이 글을 받고 읽는 성도님들과 함께하시기를 축복합니다.

이번 주는 부활절과는 조금 다르지만 아주 행복한 주일이었습니다. 교회의 창립을 기억하며 우리 성광교회를 이끌어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되새겨보는 것 자체가 큰 행복이고, 기쁨이었습니다. 우리가 과거를 기억하는 것은 단지 과거의 나열이 아닌 하나님의 축복을 받고자 하는 소망과 믿음이었습니다.

애써주시고, 정성드려주시고, 눈물로, 기도로 함께 해주시는 성도님들께 다시금 담임목사로서 깊은 감사와 고마움을 전합니다. 코로나19의 가장 큰 병폐는 병으로 사람들이 죽고, 병드는 직접적인 원인도 있지만 함께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글로, 전화로, 온라인으로 접촉하고, 만나고 하지만 결국 우리가 얼굴을 보고 만나고, 함께 모이는 것이 얼마나 신비롭고 놀라운 일인지를 예배때 마다 느끼고 있습니다.

얼굴을 보는 분들에게는 이 편지도 굳이 보내는가 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얼굴도 못 뵙는 분들, 교회를 오고 싶어도 멀어서, 병들어서, 여건이 되지 않는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위안이 되고,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으로 편지 보내기를 쉬지 않습니다. 편지를 보내면서 신약의 서신서를 읽는 마음이 조금 더 깊어졌습니다. 사도 바울의 마음이 이런 마음이었을까? 사도 베드로의 마음이 이런 마음이었을까 하는 것들이 다가옵니다.

20년 제직을 기념하는 성도님께서는 직장에서 확진자들이 많이 나오기에 교회에 폐가 될까봐 기념하는 것을 참석하지 못하신다고 전해오셨습니다. 우리 교회가 갖는 저력이요, 마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이는 곳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교회를 향한 마음을 가진 성도님들의 모습이 귀하게 느껴집니다.

많은 교회들이 코로나의 장기화로 교회의 재정과 선교, 그리고 행사에 심각한 지장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어려움들을 견디고 극복하는 교회들이 있는데 바로 연륜이 있고, 오랜 전통을 가진 교회들입니다.

모이지 못하고, 예배드리지 못하는데도 멀리서 교회를 위해서 기도하고, 물질을 드리고, 어르신들은 몇 달을 모아 놓으신 헌금봉투를 드리는 귀한 모습들이 전통을 가진 교회들이 더 잘 견디고, 극복한다고 합니다. 오랜 된 것보다 더 좋은 것이 없고, 오래 살아남는 이유가 있다고 세상에서도 이야기하는데 신앙의 연륜과 깊이처럼, 교회의 연륜과 깊이도 다시금 생각하고 경험하게 됩니다.

40년을, 그 만큼은 아니지만 오랜 기간 제직으로 봉사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우리 교회의 창립 때부터 교회를 지켜주셔서 고맙습니다. 은사가 있으셔서 다른 교회를 섬기고 봉사하시다가 다시 본향인 성광교회에 오셔서 자리를 지켜주시고, 섬겨주셔서 고맙습니다. 젊은 시절 두려움으로 직분을 맡아 이제 은퇴를 앞두기 까지 교회를 위해서 애써 주셔서 고맙습니다.

이제는 아가가 환갑이 넘은 어른이 되고, 꽃다운 나이가 이제는 호호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셨고, 맑은 정신과 해박한 지식으로 교회를 봉사하던 분들이 이제는 정신이 흐려지시는 세월을 흘러간 우리 교회, 결코 이런 분들의 정성과 눈물이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을 믿습니다. 여러분의 노고가 아까워서 아니라 이 모든 일의 중심이 되시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가 계시기 때문입니다.

교회 새로 왔는데, 앉는 자리까지 정해진 듯한 모습과 텃세를 경험하고 여전히 조용히 교회를 다니시는 성도님들 고맙습니다. 성광교회는 누가 뭐래도 당신의 교회이며, 우리의 교회입니다. 당신을 보내신 하나님의 뜻과 섭리가 풍성히 열매 맺도록 기도합니다. 당신의 낯설고 힘듦이 성광교회의 변화와 회복의 씨앗이 됩니다. 하나님의 축복을 성광과 함께한 시간으로 채우게 될 것입니다. 기대하시고 동참해 주십시오.

하나님의 교회요, 우리의 모두의 성광교회는 누군가가 물을 주었고, 누군가가 씨를 뿌렸던 교회입니다. 그 이름을 기억하든, 누구인지 모르는 지금은 우리가 물을 주고, 씨를 뿌리는 사람들이라는 기억하십시오. 이 교회를 자라게 하시는 하나님께서 우리의 정성과 헌신을 통해 열매 맺게 하실 것입니다. 64년의 성광교회가 맺은 열매를 허락하실 것입니다. 함께 모여서 그 열매를 찬양하고, 간증하고, 나누는 날이 속히 오기를 기도하고 기도합니다. 날씨가 조금 쌀쌀합니다. 건강하시구요. 다음 주에도 뵙겠습니다.

2021년 4월 19일(월) 담임목사 최종환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