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서신 쉰 한 번째

최종환 담임 목사
일상과 삶

그 얼마나 아름답고 즐거운가! 형제자매가 어울려서 함께 사는 모습!
머리 위에 부은 보배로운 기름이 수염 곧 아론의 수염을 타고 흘러서 그 옷깃까지 흘러내림 같고, 헤르몬의 이슬이 시온 산에 내림과 같구나. 주님께서 그곳에서 복을 약속하셨으니, 그 복은 곧 영생이다.(시편 133편, 새번역)

 

어린 시절, 5분 거리에 있던 교회는 놀이터이기도 하고, 모임의 장소이기도 하고, 공부방이기도 했습니다. 밍크 담요를 덮고 밤새워 추운 마룻바닥에서 기도하시던 권사님들을 보고, 왜 저렇게 하실까? 궁금하기도 했지만, 동네 아줌마였던 권사님들이 밤새워 기도하시던 모습은 세상에서는 볼 수 없었던 일들이었습니다. 김장하고, 추운 겨울 만들 만들어서 목사님 사택에 방마다 채워 놓으시던 모습은 겨울의 한부분이기도 했습니다.

함께 모여서 신앙생활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목사의 아들들에게도 교회는 놀이터 일수가 없고, 함께 모여서 생활하는 친구들을 만나는 것도 어려운 시대 속에서 코로나19는 우리가 보이는 것을 더욱 허락하지 않습니다. 설과 더불어 제한된 인원으로 다시 시작한 1.2부 예배 속에서 반갑고 고맙지만, 그리움이 한껏 넘쳐납니다.

길을 가다가 마실처럼 들어오시는 심방은 이제는 날을 잡고, 시간을 잡고 가야하고, 그나마도 폐가 될 수 있을 것 같음 마음이 더 앞서는 것은 한낮 기우였으면 하지만, 젊은 세대들은 심방이 갖는 의미와 축복보다는 부담과 낯설음이 더 큰 것이 사실입니다.

설은 잘들 보내셨나요? 찾아 뵐 수 있었던 분들은 감사하고, 그리움과 아쉬움으로 각자의 처소에서 설을 보내셨을 수도 있지만 행복하셨기를 바랍니다. 우리 조상님들이 가졌던 설의 풍요로움과 덕담들처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평안이 성도님들과 가정을 지키시기를 축복하고 축복합니다.

서울은 눈이 오고 있습니다. 눈이 오면 모였던 교회 마당은 이름 모를 이웃주님들의 차로 가득합니다. 지역과 함께 하는 교회가 생명력을 가질 수 있기에 감사하기도 하지만, 우리 지역에 우리 성도님들을 만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이번 주는 무엇보다도 새로 세워질 집사님들과 권사님에 대한 마음이 제일 큽니다. 사람을 세우는 일을 교회에게 있어서 매우 큰일이지만, 교회의 여러 사정이 있어서 항존직자를 세우는 기간들이 길어지다 보니, 다소 어색하거나 낯선 생각이 드실 수도 있습니다. 2년이나 3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적은 수라도 계속 세우면 어떨까 생각중입니다. 물론 당회에서 의견들을 나누고 더 좋은 방향으로 나가야겠지요.

담임목사로서 항존직자를 세우는 선거는 교회의 잔치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사람은 이게 문자라서 안 되고, 저 사람은 저게 문제라서 안 되는 선거가 아니라 이 사람은 이런 부분이 좋고, 저 사람은 저런 부분이 좋고, 그래나 이번에는 이 사람이 더 적합하기에 세우고, 저 사람은 다름 기회에 세우는 마음으로 말입니다.

목사가 될 때, 가장 어려웠던 점이 바로 자격에 대한 마음이었습니다. 하나님의 일을 이왕할려면 선봉에서 하는 것이 좋겠다는 치기어린 마음과 하나님의 부르심이 어우러져, 목회의 길로 들어섰지만, 목사 안수를 받을 무렵, 그 중(重)하고 귀한 일을 맡게 되는 것이 부담이었습니다.

지금도 종종 나 같은 사람을 왜 주의 종으로, 성광교회의 담임으로 부르셨을까하는 마음으로 주님께 나아갈 때가 있습니다. 주의 종이 되는데 합당한 자격을 가진 사람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그 직분을 받아야겠고, 세우는 우리는 그 사람들의 자격보다는 가격과 하나님의 마음, 부모의 마음을 가지고 세워야 할 것입니다.

어떤 성도님들께서는 이름을 빼달라고 말씀하십니다. 자격이 없다고 말씀하십니다. 성도님의 마음을 받아들여서, 다음 기회와 기도를 부탁하기도 합니다. 교회에 사람이 세우지는 것은 우리 사람들의 손이 작용하지만 우리의 손을 통해 하나님께서 세우신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 땅에 우리를 보내신 뜻이 분명히 있는 것처럼 세워지는 분들에게는 하나님의 뜻이 있음을 인정하고, 한분 한분을 기도해 주시고, 세워주시기 바랍니다.

여전히 코로나19로 교회에서 모이는 것이 어려운 분들을 위해서, 투표소를 설치합니다. 1년 교회에 나오지 못하셨더라도, 학교와 회사가 자제하라고 하시지만, 잠깐 오셔서 교회의 일꾼을 세우는 일에 동참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친교실에 기표대를 설치해서, 21일 10시30분~ 14시30분까지 진행하고자 합니다. 우리의 작은 정성들이 교회를 지탱하고, 세워가고, 회복시켜 나갈 것을 믿습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기도해 주시고, 헌금해 주시고, 봉사해 주시는 성도님들의 정성이 어려운 시기를 견디고, 극복하고, 더 나아가 내일을 준비할 수 있도록 한다고 믿고 기도합니다. 이번 주부터는 새벽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새벽 기도 용사들이 여러분을 위해 기도하고 있음을 기억하시고, 힘내시기 바랍니다. 다음 주 부터는 1부 2부, 70명이 드릴 수 있기에 함께 모여 예배드리면 어떨까 합니다. 평안하시고, 다음 주에도 편지로 찾아뵙겠습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소서.

 

2021년 2월 16일 담임목사 최종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