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서신 백스물여덟번째

최종환 담임 목사
일상과 삶

사람은 자기 마음에 앞날을 계획하지만, 그 걸음을 정하시는 이는 여호와이시다.(잠 16:9, 쉬운 성경)

험한 시험 물속에서도 우리를 건지시고, 사망의 권세아래도 우리를 보호하시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평강이 이 편지를 받는 성광의 식구들과 이 서신을 읽은 믿음의 동료들에게 함께 하시기를 축복합니다.

115년만의 푹우는 지난주를 참 마음 아프고 씁쓸하게 했습니다. 교우들 중에도 피해가 있는 분들이 있었지만, 심각하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그러나 엄청난 일들과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있으시기에 참 마음이 힘이 듭니다. 이 비가 끝이 아니라 한차례 더 올 것이라는 기상청의 예보는 두렵기까지 합니다.

내리는 비를 보면서 창세기 6장과 7장을 묵상해 나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참 두렵고, 하나님을 떠난 인간의 번영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를 다시금 묵상하면서, 우리나라에 내리는 폭우, 유럽의 가뭄, 그리고 욕심으로 전쟁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 도발하고 있는 북한 등의 모습은 노아시대의 모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거기에 수해현장을 찾은 정치인들의 추태는 아픈 마음에 분노마저 일게 하는 처사들이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우리 마음대로 되는 일은 별로 없습니다. 우리가 계획하고 마음을 먹어도 내 마음대로 되지 않음을 고백합니다. 한해 두해 나이를 먹어가면서 이제 이 세상을 떠나시는 분들의 소식을 접하게 됩니다. 어느 날 갑자기, 강도처럼 들려오는 소식들은 결국 우리 인간의 인생은 내 통제 안에 있는 것이 아닌 하나님께 있다는 것을 다시금 고백합니다.

내가 계획하고, 준비할 수 있는 것은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주님 안에 있다는 것을 다시금 고백하고, 창세기의 말씀들을 묵상합니다. 부족하지만 매일 새벽 말씀을 보내는 것이 만 2년이 되었습니다. 장로님과 권사님의 제안에 말씀을 나누는 것과 말씀을 보내면서 기도하는 것이 목사가 해야 할 일이라는 다짐을 가지고 시작한 것이 2년을 세월이 지나게 되었습니다. 바꾸어 이야기하면 여전히 코로나가 기승을 부린다는 의미가 되기도 합니다. 교우들께 카톡으로 말씀을 2년을 보내면서 화려하고 수려하지는 않지만 하나님께서 제게 주시는 은혜들과 말씀들을 옹달샘의 물처럼 전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은혜인지를 알게 되어서 평생을 계속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많은 오타와 때로는 맞지 않는 문구로 인해서 불편을 끼쳐드리기도 하지만 소박할 수 있지만 주신 말씀들을 나누고, 또한 카톡을 보면서 기도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은혜인지 모릅니다. 가끔씩 배먹거나 빠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마다 말씀을 기다리는 분들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고맙고, 목사로서 책임감을 갖게 되는지 모릅니다. 더욱 깊어지고, 풍성해져서 하나님의 말씀을 잘 전하고 나눌 수 있도록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우리의 계획보다도 더 크신 하나님의 도우심과 은혜가 제일 필요하니까요.

다음 주에는 제가 휴가를 갑니다. 알지 못하지만 지쳐있고, 비어 있는 부분들을 충전시키고자 합니다. 충전과 회복의 시간이 될 수 있도록 기도부탁 드립니다. 우선은 가정 호스피스를 받고 있는 막내 여동생과 시간을 갖는 것이 첫 번째입니다. 의사는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하지만, 굳세게 암과 투병하고 있는 여동생을 보면서 제가 해줄 수 있는 작은 일을 해주려고 합니다. 여동생의 영혼을 주께서 지키시고 보호해주시기를 또한 기도 부탁드립니다. 목회자가 되어서 제일 죄송한 마음은 언제나 부모님과 가족입니다. 연로하신 부모님과 며칠이라도 함께 있으면서 효도라도 흉내를 내보고자 합니다. 아이들은 이제는 다 커서 제가 해 줄 수 있는 것이 없고 후원해야 하는 것 밖에는 없는 듯합니다.

제가 휴가를 가는 동안 교회와 교우들이 평안하실 수 있도록도 기도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온통 기도부탁 뿐입니다. 역시 우리에게는 기도밖에는 없지 않나 생각합니다. 기도는 할 수 없어서 기도하고, 기도의 능력을 알기에 기도를 합니다. 이렇게 기도하면 응답하시는 하나님으로 기뻐하고, 그분께 영광을 올리기도 하지만, 때로는 거절하심을 통해서, 내 생각대로 되지 않음을 통해서 다시 생각의 폭과 하나님에 대한 마음을 더 넓혀갑니다.

그래도 중보기도보다 더 힘이 되는 것은 없으니까요. 함께 예배를 드리는 것이 얼마나 기쁘고 감사한지 모릅니다. 다음 주일에는 예배화면에 제가 없어도 걱정하지 마시고, 다시 잘 충전하고 쉬었다 오라고 기도해 주시기를 또 부탁드립니다.

제가 없는 동안에도 건강하시고, 휴가를 다녀온 후에 다시 뵙도록 하겠습니다.

2022년 8월15일 최종환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