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서신 예순다섯번째

최종환 담임 목사
일상과 삶

세상은 그분을 보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하기 때문에 그분을 받아들일 수 없지만 너희는 그분을 알고 있다. 그분이 너희와 함께 사시며 너희 안에 계시기 때문이다. 나는 너희를 고아들처럼 버려두지 않겠다. 기어이 너희에게로 돌아오겠다.(요14:17b~18, 공동번역)

이 편지를 받으시는 성도님들과 편지를 읽는 분들에게 하나님의 은혜와 평강이 넘쳐나기를 축복합니다.

비가 옵니다. 이 비가 그치면 본격적인 여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우리의 감정과 생각이 어떻든지 세월을 가고, 세월은 옵니다. 우리 교회의 봄과 여름의 흐름은 목련으로 시작했었습니다. 교회 마당의 자목련이 피고 지면, 교회 대문 옆의 분홍색 라일락이 피었고, 이 라일락이 지고나면, 넝쿨장미가 교회 담벼락에 얼굴을 내밀었습니다. 지금은 화분의 쟈스민이 교회를 찾은 이들이 맞이합니다. 작은 꽃에서 그윽하고 깊은 향이 나는지, 언제나 크고 화려한 것만이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새삼 느낍니다.

6월20일 주일에 임직식을 계획하고 진행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직분자를 세우는 기간의 공백이 길어서 교회가 가졌던 직분의 전통들과 먼저 받으셨던 직분자들의 마음을 이어가는 것이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에도 교회가 사람을 세우는 것은 큰 잔치요, 교회의 복이라는 것을 매일 새벽마다 피택자들과 그의 가족을 기도하면서 느낍니다. 임직식이 잔치되기를 소망합니다.

하나님께 나아가는 자는 그가 계신 것과 자기를 찾는 이들에게 상주시는 이심을 믿어야 한다(히11:6)는 말씀처럼 하나님께 복받는 길을 우리가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하나님께 복 받는 길을 선택하고, 그길로 나가는 것이 얼마나 기쁜 일인지. 그 길을 가본 사람만이 그 놀라운 은혜를 고백할 수가 있습니다.

직분을 맡은 일도 그중에 하나라는 것을 피택자들이 알게 하셔서 임직에 대해서 귀한 마음을 가지고 임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심려가 될까봐 말씀을 드려야 하나 기도하고, 고민하다가 성도님들이 기도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과 제가 자리를 비움으로 그 무게를 감당하는 김목사님과 문목사임을 위해서도 기도를 부탁하는 것이 맞는다는 생각에 말씀을 드립니다.

몸에 작은 이상이 생겨서, 너무 심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수술을 받기로 했습니다. 다음 주 월요일(31일)부터 2박3일간 입원을 하게 되어 교회를 비우게 됩니다. 수술보다도 이후의 과정, 회복, 수술이 있는 1주일, 목회를 감당해야하는 부목사님들을 위해서 기도해 부탁드립니다.

코로나19로 교인들께서도 상당히 어려우시지만, 그 빈틈과 교회를 위해서 애쓰는 교역자들에게도 피로감이 많이 올라와 있는 상황입니다. 이 때, 병원 신세를 져야하기에 부교역자와 교회에게 죄송한 마음이지만, 목회자는 성도들의 기도로 사는 사람이기에 성도님들께 말씀드리고 기도를 구합니다. 다시 말씀 드리지만 너무 큰 염려는 하시지 않으셔도 됩니다.

보내드리는 새벽말씀과 다른 문서들은 제가 진행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계속 제가 감당하려고 합니다. 이 부분이라도 짐을 덜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교회의 자리를 지키고, 해오던 일을 하는 것이 얼마나 큰일인지 또 깨닫습니다.

이번 어르신들에게 어버이날 선물들을 전해드리면서, 또 환우들을 찾아뵈면서 가장 크게 다가온 마음은 외로움이었습니다. 교회에서 시작하던 것에 대한 그리움, 교회를 나오고 싶어도 나오지 못하는 외로움, 젊은 세대들은 다소 덜한 느낌이지만, 어르신들과 환우, 그리고 환우를 돌보는 가족들은 이 ‘외로움’이 많이 느껴지고, 묻어져서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여전히 코로나의 위세는 등등하며, 코로나가 끝날 기미는 아직도 묘원합니다. 심방으로 찾아뵙는 것도, 누가 되거나 폐가 될까봐 참 조심스럽습니다. 안타까운 마음과 간절한 마음으로 새벽마다, 저녁마다 기도하면서 하나님께서 주신 마음은 바로 우리를 고아같이 버려두지 않으신다는 것이었습니다.

오늘도 이 편지를 받으시면서도 외로움과 고독감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실 수 있지만, 성령님께서 함께 계시다는 꼭 잊지 마시고, 예수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기억해주시기를 바랍니다. 또 기억나는 교우들에게 카톡이나 전화로 안부를 묻는 정성을 함께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물론 잘 하시고 계시지만 우리가 서로 함께 할 때 지금까지 이겨낸 것처럼 더 견디고 이겨 낼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주님의 평강이 성도님들의 마음을 주장하시길 기도하며, 다음 주에도 편지로 뵙도록 하겠습니다.

2021년5월25일
성광교회 담임목사 최종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