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서신 여든 여섯번째

최종환 담임 목사
일상과 삶

여호와는 네게 복을 주시고 너를 지키시기를 원하며 여호와는 그의 얼굴을 네게 비추사 은혜 베푸시기를 원하며 여호와는 그 얼굴을 네게로 향하여 드사 평강 주시기를 원하노라 할지니라 하라 그들은 이같이 내 이름으로 이스라엘 자손에게 축복할지니 내가 그들에게 복을 주리라(민 6:23~ 27)

성도님들을 생각하면서 담임목사로서 제 마음에 담는 성구는 바로 아론에게 허락하신 대제사장의 축복입니다. 목사들이 하는 축도는 대부분 고린도후서의 축복을 사용하지만 민수기의 축복을 예배시간에 축도로 사용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오늘 저는 이 편지를 받고, 읽고, 성광교회와 함께 하는 이들에게 그리스도의 은혜와 평강이 넘쳐나기를 바랍니다.

코로나로 인한 2년의 지루하고, 치열한 기간 동안 어르신들의 연로하심이 점점 눈에 띄는 것을 봅니다. 돌아가신 장로님이 함께 하시던 예배가 있습니다. 우리 교회에서 한 달에 한번 예배를 드리셨습니다. 그 기간은 제가 아는 바로는 십 수 년이 됩니다. 요즘 그 모임의 인원들도 현저히 줄어갑니다. 80이 넘으신 고령으로 함께 모여 예배드리는 모습이 얼마나 귀한지 모릅니다.

어찌 이것이 어르신들만 이겠습니까? 504주년 종교개혁 기념주일을 맞아 성찬식을 거행하는데, 그곳에 참여한 중고등부 친구들도 얼마나 귀한지, 초등학교로 들어가기 전 제 방에 와서 갓 배운 한글로 편지를 써 주었던 친구가 진득하게 예배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이 얼마나 귀한지 모릅니다. 성광교회가 제게 감사한 것 중 하나는 20여전 부목사로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때 만나고 함께 했던 성도님들의 모습이 이제는 꼬부랑 어르신들이 되고, 코흘리개 개구쟁이들은 어엿한 청년이 되고, 아버지가 되고, 엄마가 되어 있는 모습을 본다는 것입니다. 신앙은 나무와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심겨져서 자라는 것입니다. 때로는 모진 비바람에, 때로는 추위에, 때로는 땡볕에 힘들 수 있지만 햇빛 받고, 이슬 먹으며, 자라나 꽃피우고, 열매 맺는 일을 하는 것처럼, 여기에는 세월을 담지 않고는 이루어질 수가 없다는 생각이 더욱 듭니다. 그래서 백발이 영화의 면류관이 되는 모양입니다.

어르신들 중에 노환으로 고생하시는 분들의 소식이 옵니다. 찾아뵙겠다고 말해도 오지 말라시는 어르신들의 배려가 때로는 힘들고, 교우들의 질책이 되기도 하지만 어르신들이든, 우리 성도님들이 하나님으로 복을 받으시고, 건강하시며, 하나님의 주신 뜻들을 이루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오늘도 이 마음을 가지고 기도합니다. 날씨가 많이 춥습니다. 건강하시고 또 뵙겠습니다.

2021년10월26일 성광교회 담임목사 최종환